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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 / 125 views / kixsta2

한국의 커피史 <커피사회>전

 

  • 2000년대 이후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하면서 커피는 원두 선별과 공정 방식, 커피를 마시는 체험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그리고 각자의 취향을 드러내는 문화적 도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커피의 이면에는 집과 다방, 찻집, 카페 등에서 커피와 함께해온 130여 년에 걸친 한국의 커피사(史)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열리고 있는 <커피사회: 커피를 통한 사회문화 읽기>전(이하 <커피사회>) 얘기다.

 

 


커피사회 포스터 개화기에서 현재까지 한국의 커피가 거쳐온 상징적 풍경을 베리에이션했다. 한글 서체는 장식적이면서도 엄격한 이미지의 블랑Blanc 서체를, 영문은 윈저Windsor를 사용했다. 여기에 문화역서울284의 로고 모티브를 활용해 전시 공간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디자인 워크룸(대표 김형진) 일러스트레이션 최지욱

 


커피. 케이크. 트리 옛날 전화기부터 가루 커피 프리마 등 커피 문화를 상징하는 추억의 오브제로 케이크의 단을 쌓듯 구성했다. ©손영주 디자인 박길종

 


스몰 스토리지 시리즈 찻잔, 스푼 등 커피용품이나 다양한 크기의 사물을 수납할 수 있는 소가구. 나왕 합판에 오일로 마감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손영주 디자인 전산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주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최봉현) 
기획 문화역서울 284팀(팀장 전미연) 
참여 작가 성기완(신청곡), 박길종(커피, 케이크, 트리), 박민준·윤석철(돌체2018), 백현진(방), 양민영(오아시스), 유명상(티룸), 진짜공간(홍윤주), 전산(스몰 스토리지 시리즈), SWNA(스테이션 지오메트리), 워크룸, 박길종, 서울과학사 종언×종법(선물의집), 최근식(캐피탈 레귤러), 맙소사(윈터 클럽 공간· 가구), 김건태(그릴 가구) 외 
참여 카페 펠트 커피, 대충유원지, 메뉴팩트, 보난자 커피, 프릳츠커피, 헬카페, 콜마인, 브라운핸즈 
전시 기간 2018년 12월 21일~2019년 2월 17일 
위치 서울시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 284 

 


 

<커피사회>전은 19세기 후반 국내에 들어온 커피의 근대사와 현재의 커피 문화를 조망한다. “나는 그래도 경성역을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이상의 <날개>를 비롯해 수많은 문학 작품에 등장한 경성역(지금의 문화역서울 284)은 수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며 대화를 나누던 문화적 장소였다. 그리고 커피는 이를 위한 중요한 매개체였다. 전시는 커피와 사회적 관계 맺음의 연대를 파헤친 ‘커피의 시대’, 문화 공간 그릴에서 오늘날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근대의 맛’, 겨울·실내 스포츠·액티비티 등을 통해 커피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문화적 연대를 보여주는 ‘윈터 클럽’, 역전 공간을 테마로 과거의 아카이브를 현대적 오브제로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인 ‘선물의 집’ 등으로 구성되었다. 커피 향 가득한 중앙 로비부터 대합실과 티룸, 역장실, 근대 최초의 경양식집 ‘그릴’ 등 역사 전관에 걸쳐 펼쳐지는 전시는 음악, 설치미술, 그래픽, 건축, 영상 등의 분야에서 모인 디자이너 40여 명의 감각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박길종은 역사 중앙 홀에 설치한 ‘커피. 케이크. 트리’를 통해 옛날 전화기부터 가루 커피 프리마 등 커피 문화를 상징하는 추억의 오브제로 과거를 되살려놓았다. 그런가하면 백현진은 방 하나의 바닥에 1.6톤에 달하는 로스팅 원두를 깔아놓아 원두를 만지고 밟을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공간 전체에 퍼지는 커피 향과 각기 다른 콘셉트의 음악은 전시의 맛을 더한다. 2층 그릴에는 김건태가 서울역 대합실과 매표소를 모티프로 디자인한 거대 벤치와 카운터가 자리하는데, 이곳에서 관람객은 마치 예전의 경성역에서 그랬듯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티켓으로 받은 컵에 펠트 커피, 보난자 커피, 대충유원지 등 동시대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전시 경험을 극대화했다. 펠트 커피는 근대에 즐겨 마셨던 커피 맛을 상상해 새롭게 블렌딩한 커피를 선보였고, 대충유원지는 쌍화차를 재해석한 ‘쌍화양탕’을 개발하는 등, 카페들은 전시 주제와 연계한 커피 메뉴로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전시에 대한 반응은 현재(1월 중순 기준)까지 10만 명을 뛰어넘은 관람객 수로 입증된다. 무료 전시라는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수치다. 기호 식품이자 대화의 수단, 문화적 영감 혹은 생계 수단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교집합을 가진 커피에 대한 방대한 아카이브와 다채로운 크리에이티브가 집약된 전시로, 우리가 바야흐로 커피 사회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seoul284.org

 


 


캐피탈 레귤러 서울역의 건축적 요소와 클래식한 기차역 벤치 디테일을 모던하게 풀었다. ©손영주 디자인 최근식


방Room 커피콩 1.6톤을 바닥에 깔아 관람객이 밟을 수 있도록 했다. ©손영주 작가 백현진


그릴Gril 과거 기차역 대합실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벤치바와 카운터. 가구·소품  디자인 김건태


제비 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 1930년대 제비 다방을 모티브로 한 공간. 이상을 비롯한 당시 예술가들의 문학자료를 아카이빙 해놓았다.

 


 

전미연 문화역서울 284 팀장

“한국 근대의 시작은 곧 커피 역사의 시작이다.”


커피라는 소재는 어떻게 떠올렸나? 
커피의 시작은 곧 근대의 시작이었다고 본다. 또한 문화역서울 284 역시 근대를 상징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 시대적 접점을 통해 전시 주제를 다양하게 엮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커피를 매개로 한 스토리텔링과 공간 연출이 돋보인다. 
커피는 공공의 공간에서 관계 맺음을 위한 소통의 도구였다. 대합실 티룸이나 그릴 등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만나던 곳이 이곳 역사였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1층 신청곡 부스에서는 서로 모르는 사람과 음악을 공유하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2층 그릴은 일부러 대합실처럼 구성해 관람객이 서로 마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그것이 커피와 카페가 지닌 소통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휴식을 위한 장소, 라이브러리처럼 다양한 공간을 두어 커피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40여 명에 달하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이기도 하다. 
디자이너들의 작품 하나하나가 돋보이기보다는 주제의 큰 맥락 안에서 보이도록 했다. 작품에 대한 경계심을 허물고 관람객이 주체가 되어 쉽게 커피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문화역서울 284의 전시는 지난해 독립 출판물 북 마켓 ‘퍼블리셔스 테이블’, 음반 관련 상품 마켓 ‘레코드 페어’, 사진 판매 플랫폼 ‘더 스크랩’ 등을 통해 공공 마켓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 같다. 
문화역서울 284는 근대건축물로 기념비적인 장소이지만 멀리 두고 봐야 하는 문화재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지난해 진행한 전시와 행사는 공공의 플랫폼으로서 문화역서울 284의 역할을 보여주기 위한 방식이었다. 덕분에 대중이 문화역서울 284를 보다 친숙한 장소로 여기게 된 것 같다. 앞으로의 전시 또한 문화역서울 284라는 장소성을 고려하는 동시에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기획하려고 한다. 

앞으로의 전시 계획은? 
근현대 산업의 아카이빙 전시와 생활 문화 시리즈 전시를 나누어 진행할 것이다. 3월에 당인리 아카이브 전시를 통해 철도와 이동, 교류를 테마로 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고, 올해 하반기에는 생활 문화 시리즈로 커피에 이어 호텔을 주제로 한 전시를 계획 중이다. 앞으로 백화점이나 극장, 복장(패션)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소재가 생활 문화 시리즈의 전시 주제가 될 것 같다.

 


 

출처_월간디자인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2/79532?per_page=1&sch;_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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